산문

 

다음. 다음이라는 건 없다는 말

소설가 정미경 선배를 추모하며

 

 

정이현 鄭梨賢

소설가. 소설집 『낭만적 사랑과 사회』 『오늘의 거짓말』 『상냥한 폭력의 시대』, 장편소설 『달콤한 나의 도시』 『너는 모른다』 『사랑의 기초: 연인들』 『안녕, 내 모든 것』 등이 있음. deepoem@hanmail.net

 

 

이 글을 완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. 무엇보다 내가 이 추모글에 적합한 필자가 아닌 이유는, 나는 아직 정미경(鄭美景, 1960~2017) 선배의 영면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. 동료로서도 그렇고 독자로서도 그렇다. 아직은, 얼떨떨하기만 하다.

독자가 한 작가의 부재를 실감하는 순간은 언제일까.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새 소설이 발표되지 않을 때, 다시는 그의 신작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, 그때일 것이다. 내가 마지막으로 그의 소설을 읽은 것은 지난여름이다. 아직 ‘오래’라고는 말할 수 없는 시간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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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아는 한 그는 지난 봄과 여름 두편의 단편을 발표했다. 『현대문학』 20165월호와 『창작과비평』 2016년 여름호에 각 한편씩이다. 『현대문학』에 실린 소설의 제목은 ‘못’이다. 바로 뒤에 내 소설도 실려 있다. 우리는 성이 같지만 ‘이’보다는 ‘미’가 앞이므로 그의 소설이 먼저였다. 책을 받고서 나는 「못」의 시작 페이지를 펼쳤다. 이런 경우 편집이나 인쇄상의 오류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소설부터 빠르